본 유학 동창생인 친구들이 합심해서 문을 열었다는 홍대 하카다분코(博多文庫)에 방문했습니다. 이제 요새는 서울에서 제일 유명한 돈코츠(豚骨) 라면을 팔고 있는 집으로 유명합니다. 돈코츠니 동코츠니 아무튼 표기법은 달라도 한문으로는 ‘돈골(돈골)’ 즉, 돼지뼈라면입니다. 돼지뼈를 부서질 때까지 고아서 만든 뿌옇고 걸쭉한 국물이 특징인 라면입니다. 흡사 한국 음식인 설렁탕같은 모습이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라면인 듯 합니다. 어려서부터 일본 여행을 촬영한 TV 등에 항상 일본라면이랍시고 이 라면을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보며 참 먹고 싶던 라면 종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맛있게 먹었던 라면입니다. 하카다분코는 앞서 설명한대로 일본 유학 동창생 친구 3명이 열었다고 알려져있고 한국인 두 분에 일본인 한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듣기로는 유학가서 공부는 안하시고 라면 끓이셨다는... 아무튼 서울에서 이 돈코츠라면을 정통 일본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일본라면전문점이 거의 만원에 육박하는 금액 책정이 되있다면 하카다분코는 유명하면서도 5천원을 받고 있는데 가격도 외국음식 치고 그리 비싼편은 아니죠. 특히 다른 일본라면집에는 돈코츠라면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일본에 가지 않고서도 정통 돈코츠라면을 5천원에 서울 한복판에서 맛본다는 의미가 또한 있습니다. 아무튼 ‘규슈’ 지방의 명물인 ‘하카다’라면을 맛보러 서울 홍대거리로 가봅시다.

하카다분코는 찾아가는 길이 좀 어렵습니다. 번화가에 위치해 있지 않고 번화가를 살짝 비켜선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홍대 정문에서 클럽들이 많이 위치한 삼거리 쪽으로 쭉 걷다보면(정문을 바라본 채로 오른쪽으로 계속 걷다보면) 삼거리포차를 지나서 극동방송이 보입니다. 하카다분코는 그 극동방송 지나서 바로 나오는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마 영업시간쯤 방문하시면 골목에 쭉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니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몰라서 사진으로 가이드를 표시해뒀으니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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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문 쪽에 보시면 영업시간 내지는 공지사항으로 보이는 종이들이 붙어 있습니다.
웨이팅시간이 길기 때문에, 모두가 아마 숙지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되네요. 저는 다행히 12시에 오픈인데
11시 35분정도에 도착해서 맨 앞쯤에 서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픈때 한방에 들어갈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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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들어가서 바(bar) 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 쪽은 앉아 있기는 테이블보다 불편하긴 한데, 조리 과정이라든지
앞쪽에 전시된 아기자기한 전시물들을 구경하기가 좋습니다.
로봇이라든지 왜색이 짙은 전시물들 속에서 들리는 일본어 소리라든지 등등은 마치 일본 어느 음식점을 온 듯한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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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차림으로는 옥수수차와 김치, 생강절임, 마늘, 깨가 있습니다. 마늘이랑 깨는 으깨서 라면에 넣어드실 수 있어요.
김치는 전통의 한국식 김치보다는 약간 연한 느낌이 드네요. 라면에 곁들여 먹기는 좋은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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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쪽에는 메뉴들이 붙어 있습니다. 식사메뉴는 단촐합니다.

진한 국물의 대표 메뉴인 인(印)라면, 그리고 인라면보다는 국물을 좀 맑고 연하게 해서 나름대로 초심자용이라는 청라면,
또한 양념을 한 밥에 차슈덮핑을 한 차슈덮밥이 있는데 모두 가격은 5000원입니다.
대개 인기있는 일본라면 집이 7000~10000원 내외 인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적인 면은 좋은 편입니다.
특이점은 사리와 공기밥이 500원이라서 양이 좀 적다 싶으신 분은 추가해서 드시면 배부릅디다.
사리같은 경우엔 거의 한 그릇을 다시 만들어 주는 정도라서 양적인 면에서는 흡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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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 아저씨가 보입니다. 많은 블로그나 카페 등의 포스팅을 보면 이분이 일본 사람이라고 잘못 알고 계신 듯한데,
이분은 제가 알기로는 일본 유학을 갔던 한국인 중 한 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실제로도 식당 몇 번 들리다보면 한국말 하시기도 하구요.
목소리 톤이나 외모 등과 더불어 주방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시는거 같기 땜에 일본사람으로 많이들 아시는 듯 합니다.
아무튼 그걸 떠나서 면 삶으시거나 그릇에 국물 담을 때 등등의 상황에서 눈빛이나
뭔가 집중해서 하고 계시는 듯한 모습은 참 멋있습니다.
마치 예술품을 만드시듯.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그때그때 한그릇씩 만들어내시는데 때문에 웨이팅 시간이 더 길어지기도 하지만
최상의 라멘맛을 느낄 수 있는 상태에서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겠죠.
주문을 하면 종업원이 일본어로 주방에 전달하고 주방에서는 다시 일본어로 반복, 확인합니다. 뭔가 일본 느낌이 물씬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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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주문한 인라멘이 나왔습니다. 라면이 나올 때도 일본어로 뭐라고뭐라고 외치시면서 나오는데 색다른 느낌입니다.

여하튼 음식으로 몰입해보면,

차슈는 한 장 놓여있고(차슈를 더 원하시면 차슈덮핑을 추가로 주문하면 라면 위에 수북히 깔아줍니다) 숙주나물이 많구요.
그 아래 면과 국물이 있는데 처음 접하시는 분은 걸쭉한 국물에 다소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오래 놔두면 위에 얇은막까지 형성할 정도로
진한 국물입니다. 취향에 따라서 마늘 등을 갈아서 넣으시면 됩니다. 육수를 만드는 방법은 돼지의 다리뼈를 조각내서 넣고
또 기타 식당마다 다른 고유한 재료, 야채, 향신료 등을 넣고 푹 고아내는 것입니다.
뭐 이 하카다분코의 육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비밀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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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은 꼬불꼬불한 일반적인 라면의 면발이 아닌 스트레이트한 중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성 면발들 중에서 딱히 맞는게 없다 하여
음식점 측에서 따로 주문해서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먹다보면 꼬들꼬들한 냉면을 끊어먹는 듯한 맛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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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국물의 농도를 보시죠. 슈퍼헤비(heavy)급으로 볼 수 있겠네요.
이게 싫으시면 청라면을 드시면 되는데 그것도 또한 상대적으로 맑다뿐이지 진한 국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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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를 하나 더 추가해야 겠다 하시는 분은 라면 거의 다 건져드실 때쯤 시키시면 되는데
그러면 막바로 다시 나오는 꼬들꼬들한 면을 맛볼 수 있지요. 사리 먹을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처음에는 국물을 많이 드시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국물을 따로 주지는 않으니 아껴뒀다가 사리 하나 더 추가한 뒤에 마음껏 먹는 편이 나을거 같네요.

아래 사진은 사리 추가한 모습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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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비웠습니다. 뭐 물론 겉보기는 깨끗하지는 않지만. 국물까지 다 드시면
사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고맙습니다’ 글자가 나옵니다.
이런 세심한 글자 하나가 음식점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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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오니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영업 개시전 같은 전략적인 시간대를 놓치면 대개 1시간 정도 기다리실 요량으로 방문하시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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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홍보 한 번 없이 주택가에 위치한 이 음식점을 이렇게 유명하게 만들었을까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맛보기 어렵던 일본 돈코츠 라멘을 그대로 옮겨온 ‘맛’과, 마치 일본 한가운데서 식사를 하듯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분위기’가 그 이유일 것입니다.
하카다분코의 분코(文庫)는 일반적인 책창고가 아니라 ‘문화 창고’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맛’을 맛보기 보다는 ‘문화’를 맛보는 것, 흥미롭지 않나요?

하카다분코(博多文庫)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93-28
전화번호: 02-338-5536
메뉴 : 인라멘 5,000/ 청라멘 5,000/ 차슈덮밥 5,000/ 사리,밥 500/ 차슈덮핑 3,000/ 아사히맥주 7,000
전화 : 02-338-5536
영업시간 :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2시, 금, 토요일 오전 11시∼밤12시(요새는 새벽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데 다시 시작할 듯도 합니다), 월요일은 휴무

찾아가기
: 지하철 6호선 상수역 2번 출구로 나와 홍익대 정문 방향으로 진행하다 극동방송국 바로 직전에서 우회전
: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홍대정문으로 올라와 정문을 보는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 극동방송국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극동방송국을 지나자마자 있는 골목으로 좌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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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fesentence